월요일에 학군 센트럴 시스템에 어플리케이션을 넣었다. 일단은 1지망인 학교 딱 한 곳에만 넣어보기로 했다. 사실 꼭 여기가 됐으면 좋겠다. 4살 아이들 ESL이다. (어떤 아이들을 어떻게 편성해 ESL을 꾸리는 건지는 아직 모른다. 풀타임 ESL인지 파트타임 ESL인지, 원래 있는 프로그램인지 새로 생긴 건지, 어느 언어를 쓰는 아이들이 많은지, 담임의 백그라운드는 무엇인지, 하여간 궁금한 게 많다)
이번주는 봄방학이라 학교도 학군 오피스도 모두 쉬는 중. 빨라도 다음주 월요일이나 되어야 내 어플리케이션을 열어볼텐데. 시스템에 들어간 건 언제 볼지 모르니 교장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서 어필하고 싶어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딱 그 포지션에 맞게 다듬고 손보는데 며칠이 걸렸다. 올해가 아니라 내년도(올 가을부터) 채용이라고 하니 좋다.
job description 자꾸 들여다보니 이력서에서 어디를 강조할지 어떤 걸 빼야할 지가 계속 눈에 들어와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작년과 다른 점은 학교 관련해서 쓸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좋았다. 아예 한국, 일본 학교들은 이력서에서 생략해버리고 커버레터에서 전공과 관련 업무 경험을 언급만 했다. 미국에서 한 일에 더 집중했다. 미국에서 학교 다닌 덕에 졸업예정 시기라든가 학교에서 받은 President's List, Dean's List, High Honors 같은 어워드들이 한 줄로 정리되어서 여러 말 할 필요가 없어서 편해졌다. 살면서 이래저래 느낀 바인데, 어차피 해외의 알지도 못하는 학교나 회사보다는 여기서 다닌 학교와 어린애들 관련 발런티어 활동을 차라리 더 인정할거라 생각한다.
학교 사이트, 페이스북, 인스타, 트위터, 교사들 프로필, 학교가 언급된 인스타 포스팅, 교장 트위터, 벨 스케줄, PTA 사이트, 펀드레이징 행사들 등등 다 찾아보고 관심있는 다른 학교들과도 비교도 해봤다. 학교 사이트들은 학군에서 공통으로 쓰는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비슷해보이지만 유독 정리가 잘 되어있고 정보가 찾기 쉽게 공개된 학교가 이 학교였고 학교에서 따로 운영하는 페이지들이 무척 정성스러웠다. 정말 학교마다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 교장 스타일도 정말 다르다. 1인칭으로 직접 친근하게 인사를 작성한 교장이 있는가 하면 3인칭을 써서 굳이 Ms. 누구누구 하며 자신을 높여 소개한 교장도 있다. 이 학교는 전자. (나 좀 사심인데 이 학교 교장 부임한지 1년 된 타지 사람인데 인상도 너무 좋고 왠지 엄청 마음에 듬...) 또 PTA 활동이 유난스럽다. 사실 엄청 부자 동네에 위치해있어서 어지간하겠다 싶긴 했는데 PTA 활동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라 솔직히 왠지모르게 좀 기가 죽는다;; 고작 초등학교 따위에 부모들의 극성이 그 정도일 줄이야.. 음 그런데 이렇게 인종이 다양한 동네에서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백인이 대다수이고 교사 교직원도 다 비슷하게 생긴 백인 금발들이.. 음.. 게다가 왜 이렇게 젊은 선생들이 많지이? 혼자 자신이 있다 없다 널을 뛰면서 머릿속에 온갖 상상을 다 펼쳐본다. 그래도 일은 일일 뿐이지. 할 일만 잘 하면 되는거구, 여기서만 나고 자라 갓 대학 졸업한 교사보다 내가 잘 하는 것도 많겠지, 살아온 짬이 있는데.. 일단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거 까지가 지금 목표라고 되새기며 다시 마음을 잡고. 시작이 반이라고.
사실 나비가 언젠가부터 자기는 아기들 돌봐주는 게 좋으니까 선생님이 되고싶은데 특히 프리스쿨 선생님이 되고싶다고 했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어플리케이션 준비하는 걸 보더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엄마가 하게 되는거냐고 엄청 신나했다..
우야든동
화살은 날아갔다.
교장에게 이메일 따로 보내 짧고 굵은 자기소개에 붙여 보낸 이력서와 커버레터 봐달라 부탁했고
만약 다음주 금요일까지 연락이 없으면
월요일에 팔로업을 해야지..
인터뷰 불러줬으면 좋겠다!
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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